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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시대의 역사적 파장을 일으키며 바람처럼 자유로운 삶을 살다간 '미실' |
| 번호 : |
20 |
작성자 : |
브론테스 |
2005-05-20 |
조회 : |
99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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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미실' 이란 문학작품의 리뷰를 쓰기 전에 나는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이란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작가의 상상력이 결집되어 만들어진 집합체이다. 그런 책을 읽기 전에는 먼저 작자가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문학작품을 토대로 우리에게 알려졌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지 않고는 그 책을 결코 읽었다고 볼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그저 책을 훑어 본 것이지 책을 읽고 이해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저자 '김별아'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그녀는 이미 <톨스토이 처럼 죽고 싶다>, <내 마음속의 포르노그라피> 등의 문학작품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 특히 <내 마음속의 포르노그라피> 의 책을 통해 그녀는 성(性)에 관한 진솔하고 극사실주의적인 내용으로 책이 출판될 당시 많은 파장과 반향을 일으켰다. 그녀는 책을 써내는 데에 있어서 결코 꾸며 포장하는 일없이 그녀가 가지는 느낌대로 그 생각대로 당당하게 그 글이 미칠 영향은 고려해 두지 않고 펴 내는 당찬 작가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특히 이번 작품 '미실'에서도 그녀의 이러한 점은 명약관화하게 드러나 있는 것이다.
'미실' 이란 책의 제목에서 나오는 여인은 천오백년이란 시간 동안 잠들어 있던 '화랑세기' 에 기록된 여인이다. 타고난 미색으로 진흥제, 진지제, 진평제와 사다함 등 당대 영웅호걸들을 녹여내고 신라왕실의 권력을 장악해 간 미실의 일대기를 통해 현대와 같은 여성성이 확립되기 전의 여성상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신라의 이미지를 깨버리는 본능에 충실하면서도 요녀로 전락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간 바람같은 영혼을 지닌 그런 여인이 신라에 존재가능 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는 '김별아' 라는 작가의 이름에 무색하지 않게 허심탄회하게 자유로운 필체로 성애가 묘사하면서 그녀가 전 작품을 쓸때보다 한층 성숙해지고 무르익은 듯한 느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한 그녀의 역량이 집약되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 작품이 이 '미실' 인 것이다. 미실은 신라시대, 왕을 색으로 섬겨 황후나 후궁을 배출했던 모계혈통 중 하나인 대원 신통의 여인으로 태어나 진흥제, 진지제, 진평제를 색으로 섬기면서 신라 왕실의 권력을 장악해 간 미실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야기 전체적으로는 외할머니 옥진으로부터 온갖 미태술과 기예를 배우며 성장한 미실이 지소태후(진골정통)와 사
도왕후(대원신통)의 권력 다툼 과정에 휘말려 자신의 잔인한 운명을 깨닫게 되고 사랑을 빼앗긴 후 스스로 권력이 되고자 하는 의지와 욕망에 충천해 냉혹한 여인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호방하고 장대한 서사 구조 속에 담아 냈다. 색을 통해 권력이 되는 미실은 전형적인 '팜므 파탈'의 면모를 보여 주나, 미실은 그러한 자기 운명에 충실하면서도 그것에 포박당하지 않았다. 동륜과 금륜태자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음모를 꾸미는 한편 첫사랑인 사다함, 남편으로서 그녀에게 평생을 바친 세종전군, 미실의 목숨과 자신의 목숨을 맞바꾼 설원랑과의 사랑을 통해 운명을 뛰어넘어 본능에 충실한 여성으로서의 모습이 소설의 또한 영역을 이루고 있다. '몽중설몽'을 비롯한 등장 인물들과의 다양하고 충격적이기까지 한 성애 묘사들은 그녀를 '팜므 파탈'로 단순하게 규정할 수 없게 만든다. 작가는 역사의 베일에 가려진 미실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신화적 인물로 그려내면서 수 가지로 재해석될 수 있는 풍요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고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자기 운명에 발목 잡혀 파멸을 길을 걷는 비운의 여인이 아닌 자기 운명을 개척해 간 여인, 욕망과 본능에 충실하면서도 마녀나 요녀로 전락하지 않은 자유
로운 혼의 여인으로서의 미실, 그리고 그런 여인이 가능했던 신라를 보여 주는 데 성공한 것이다.
책을 잃어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대의 여성상과 비교하게 될수 밖에 없다. 욕망에 충실하지 못하고, 항상 마음속에 억누른채 욕망을 절제하고 사는 현대의 여성상에게는 참으로 충격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질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실제로 냉정하게 따지고 비교해 본다면 '미실' 의 행동에는 요녀니, 악녀니 하는 표현을 쓸수가 없다. 그녀는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면서도 결코 과하게 남용하지는 않는다. 철저한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본능을 가지면서도 그녀는 한 여자로서의 모든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문득, 그녀와 비교할 만한 인물이 있을까 싶어 생각해 보니...당나라 현종의 비였던 양귀비가 떠오른다.그녀의 인생또한 파란만장했으며 그녀가 '미실' 과 많이 닮아 있음을 느꼈다. 어쩌면 이 여인들은 그 시대에서 누구보다 당당하고 자신을 표현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알며, 행동할줄 아는 여인들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건 시기와 질투, 비난이 아닌 누구라도 원래는 그렇게 행동할수 있음이 마땅하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항상 무언가에 얽매여서 사는 현대의 여성들에게 일말의 탈출구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것도 같다. 요 근래 개봉을 앞둔 '킨제이 보고서' 또한 미국에서 발표되면서 많은
파장과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알프레드 킨제이가 쓴 이 보고서 하나가 어떻게 그런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을까? 그건 여기 이 문학작품 '미실' 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남들이 누르고 있는 본능적인 것들을 진솔하게 펼쳐내 끄집어 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항상 살아가면서 자신의 본능과 욕망을 억누르고 엉뚱한 방법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해결하거나 다른 방법으로만 해소하려 한다. 하지만 이 '미실' 이라는 작품을 통해 현대적으로 많이 뒤틀어져 버린 그러한 부분들을 조금이라도 솔직해지고 당당해지고 행동할수 있는 그렇게 되었으면 한다. 본인은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내린 결론이다. 비록 나는 작가다운 문장력도 없고, 좀 더 알기 쉽게 풀어 쓸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이 사실 하나 만은 확실히 전달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삶에있어서 특히 여성에게 있어서는 한번 쯤 읽어 봐야 할 문학작품이 아닐까 싶다. 끝으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받은 '김별아'작가 님에게 축하를 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부탁한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싶다.
***가장 인상깊은 구절***
"넌 누구와도 같지 않아. 미실, 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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