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을 다 읽고 나니 정말 쇼킹하다. 저자의 개방적인 사고방식에 너무 놀랐고 근친이나 외도 등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성풍속이 미실에 있어서는 너무나 만연한 데에 놀랐다. 놀라움 속에서 단번에 끝까지 읽어 나갔다. 너무나 많은 등장인물로 인해서 줄거리의 감을 잡기가 좀 어려웠다. 마치 학술서적을 읽는 듯 하였다. 큰 줄거리속에서 작은 이야기들이 산만하게 있었기에 줄거리를 파악하기가 조금은 힘들었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사랑을 통해 소설을 엮어나가고 사랑행위의 묘사라든가 스토리의 구성은 인간이 쓴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치밀하고 방대하다. 마광수교수가 쓴 소설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것을 생각해볼 때 미실 또한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킬 만 하다. 세계일보에서 이런 소설을 낳게함으로서 한국문학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생각된다. 많은 심사위원들이 미실의 평을 좋게 하고 있는 것을 보아서도 이 소설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예술적인 내용들도 있고 이 소설은 그냥 시간때우기식의 읽을 거리를 넘어서는 것 같다. 고소설인 춘향전이나 별주부전 등 많은 좋은 소설이 시간을 넘어서서 남아있었던 것은 그 소설이 우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무언가 교훈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을 생각할 때 미실도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많은 교훈을 준다. 소설이 시대상을 반영하고 현 세태가 개방적인 분위기라는 것을 생각할 때에 이런 소설을 쓰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목적이 카타르시스에 있다고 할 때에 세종의 미실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은 나에게 큰 카타르시스를 주었다. 나에게 있어서도 아내를 대하는 나의 태도에 다시한번 반성하게 되었다. 또한 그 방대한 양의 등장인물과 신라시대의 스토리 전개는 너무나 참신했다. 그리고 나의 국어실력을 얕보기라도 하듯 내가 모르는 단어들이 많이 나왔는데 저자의 국어실력은 타 작가들보다 한 수 위가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근친관계는 우리에게 우려를 던지기도 한다. 여성의 성모랄을 넘어서는 것일까? 아니면 신라시대가 그러했던 것일까? 소설은 어디까지나 소설일 뿐 그것이 현실로 구체화되서는 안될 것이다. 혼란스러운 관계는 계속되는 것 같다. 여기저기서 관계를 하고 아이를 낳고 남편을 바꾸고... 이 혼란스러움에 나의 정신도 어질어질하다. 하지만 이런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할 것이다. 소설이 읽는 재미를 준다면 분명 미실은 독자들에게 많은 재미와 생각할 꺼리를 선사한다고 할 것이다. 한 번 읽은 다음부터 일사천리로 미실을 이틀만에 독파한 나의 경우 지루하지 않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어버렸다. 손에서 책을 뗄 수가 없었다. 그만큼 강렬하고 독특한 소설의 내용이었다. 수많은 등장인물로 인해서 가끔 혼란이 있기도 했는데 그에 따른 혼란과 성모럴에 대한 혼란이 나를 감싸안았다. 아무튼 재미있는 책이다. 가히 베스트셀러가 될 만 하다고 여겨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