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없는 그리움의 세계에 앉았다. 미실, 그가 가지는 의미,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 손끝을 물들이는 사이 옥진은 예지몽을 꾸고 가슴속에 품었던 칠색조가 퍼덕이며 날아오는 딸 묘도를 낳는다 묘도는 미실을 낳고
한낱 먼지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도 미모와 색을 무기로 세상을 어지럽히는 요화가 되어 밝은 빛 뒤에 숨겨진 그 짙은 어둠 속으로 깊이 스며든다
전군 세종의 사랑을 받고 있던 미실은 지소태후의 미움을 받고 출궁을 당하고 세종이 융명과 결혼한 사이 애마를 몰고 달리다 늪에 빠진다
스스로를 지킬 사람은 오직 자신뿐임을 깨달은 미실은 사다함을 만나 사랑을 나눈다 사다함과 사랑을 나눈다는 소문을 들은 세종은 상사병으로 몸살을 앓으며 죽게 생기니 그 어머니인 지소태후가 다시 미실을 입궁시켜 세종을 보살피게 한다. 융명을 내치고 비의 자리를 차지한 미실은 사도황후와 밀약을 맺는다
태륜 동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무서운 음모가 꾸며지고 그것이 들통날까봐 다시금 죄를 범하는 오만 방자함이 날로 더해갈 즈음 그 어머니와 친구의 불륜을 들은 사다함은 식음을 전폐하므로 세상을 떠난다 진흥제의 눈에 들어 온 미실은 온갖 사랑을 독차지하며 전주의 자리까지 오른다
봄밤의 잘 읽은 과실주처럼 향기로운 보명궁에 들린 동륜태자는 개에게 물려 개죽음을 당한다
진흥제는 아들이 죽자 슬픔과 분노가 되어 태자의 죽음과 관련된 직접문초에서 얽혀진 실타래가 미생과 미실로 이어진다 지혜로운 미실은 목숨을 얻기 위해 선수를 치고 원화 위를 내 놓고 떠난다
시골에서 세종과 나란히 다정하게 지내던 중 진흥제는 미실을 다시 찾는다 부부의 사랑이야 말로 마음을 열고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것 금륜과 관계를 맺는다 황제 구실을 못하는 진흥제를 도와 정치 공백을 메우기에 행보가 바빠진다
지금까지 배워온 모든 기교를 동원해 금륜 태자를 신왕으로 모시면 황후에 오르리라 기대한 미실은 실망한다 지도에게 밀려 황후에 오르지 못한 미실은 사도황후와 음모하여 진지제를 폐위 시킨다
백정, 진평제가 왕위에 오르고 색사로서 3대의 황제를 모시면서 성생활이 철학의 이치임을 가르치면서 아름다운 만큼 현명해진 미실이었다
질병처럼 사랑을 앓아 온 설원은 사랑으로 눈이 멀고 불구가 되어도 좋다는 마음으로 목전에 죽음까지 맞는다 미실이 그려 낸 세계는 유교 금욕주의가 지배하던 이데올로기 이전의 세상 모습이다 화랑세기 속의 여인 미실이 무엇을 던지고 있는가? 가늠 할 수 없는 질서 속에 용납 할 수 없는 물음으로 이어지는 문장들 그 생활의 이면에는 꿈과 희망과 포부가 도사려 키울 수 있는 정점이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빨려 들어 가고 있다
여인으로 태어나 그렇게 자유분방하게 살아 갈 수 있을까? 남존여비 사상이 강하고 유교적 도의에서 살아 온 우리들의 인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감히 뛰어 넘을 수 없는 성의 가치도 그렇고 색공지신으로 다스려지는 내용 또한 무분별한 가치관이다 측천무후를 능가하는 권모술수 빼어난 미모를 무기로 성의 기교를 다루는 문장은 아마 작가의 타고 난 성품 때문이리라
단숨에 읽어버린 책 속에서 낯 뜨거운 장면은 나이에 관계 없으리라 미실을 통해 얻고자하는 여성의 권위와 대리만족은 소설 속에서나마 쾌활하다
미실에 등장하는 혼인 관계도표를 보고 여러명의 미실이 등장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과 관계를 가졌는지 미실의 아이가 증명해 준다
가당찮은 시대미문의 문란은 아마도 읽는 이로 하여금 혼란 속에 빠져 들게 한다 복잡 미묘한 관계 속에 얽혀지는 색공은 왕을 3대째나 넘나 든다 우리들의 길은 멀고도 험한데 작가가 펼치는 미실의 삶은 한 마리 새처럼 훨훨 날고 있다 읽음으로써 얻는 기쁨 또한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