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운…열심히 노력하겠다"
응모마감일 저녁, 수위실 안에는 응모원고들이 높다랗게 쌓여 있었다. 왠지
주눅이 들어 자꾸만 입술을 깨물던 내게, 수위 아저씨는 말씀하셨다.
“원래 맨 위에 있는 작품이 당선이 돼요.”
내 원고를 다른 응모작들 사이에 끼워 넣어 달라는 청을 점잖게 물리치시던
그 분의 말투는, 참으로 따뜻하였다…….
만에 하나, 아니 조, 경, 해, 무량수에 하나라도 내 소설이 당선된다면
소감에 꼭 그 분의 이야기를 쓰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막상 덜커덕 당선이
되자 소감을 쓰면서도 나는 망설이게 된다. 내가 진짜 당선됐나? 정말?
이 불안과 의구가, 내가 실력보다는 ‘운’에 더 크게 힘입어 당선되었으리라는
추측에서 비롯된 것임을 나는 안다. 솔직히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 그러므로
그 운에게 미안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더욱 열심히, 부지런히 쓰겠노라는
다짐밖에는 할말이 없다. 또한, 더 할 말이 없으므로 소위 ‘당선소감’
장르의 비공식적 공식에 따라 글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
감사드린다. 사실 이 소설은 나 혼자 쓴 것이 아니다. 나를 믿어 주고
도와준 많은 사람들―늘 지켜봐 주시는 부모님, 내게 ‘소설’을 만나게 해
주신 서울예대의 스승님들, 곁에 있음으로 힘이 되는 문우들과 곁에 없어도
힘이 되는 지기들, 그리고 내 모든 소설의 첫 독자인 밝은 하늘, 그 모두와
한 자 한 자 함께 쓴 것이다. 고맙습니다, 라는 흔하고도 뻔한 말로 이
절절히 고마워하는 마음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참 아득하기만 하다.
덜 익은 글을 뽑아 주신 심사위원님들께도 충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약력>
▲1977년 강원도 강릉 출생
▲2000년 고려대 언어학과 졸업
▲2004년 서울예대 문창과 졸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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