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셔요, 김별아입니다.
어제 세계일보사에서 연락을 받고 들어와보니
이런 공간이 생겼네요.
독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떨리면서도 기쁩니다.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고맙고요,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을 쓰면서 제가 가장 고민한 문제도
어느 정도까지 '사실'에 근거할 것인가,
내게 허용된 상상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고대사 연구는 아직 그 성과가 빈약하여, 실제로는 그 '사실'조차 완전히 학자들의 합의로 도출된 것이 미미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제가 소설적 상상력을 한껏 팽창시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한적이나마 '사실'을 모두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할 때에야 소설적 상상력의 확장이 역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소설 <미실>은 크게 <화랑세기>(필사본)와 <삼국사기> <삼국유사>를 근거로 쓰여졌습니다.
되도록이면 이야기가 사료에서 심각하게 벗어나거나 허구로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데 무엇보다 신경을 많이 썼다고 자부합니다.
물론 그 때문에 구성이 밋밋해지거나 인물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나지 못하는 것이 작가로서 아쉽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사료 중 앞에서 밝힌 것들은 다양한 해석본이 시중에 나와있으니 참고하여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화랑세기>를 가장 중심에 놓고,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씨줄과 날줄로 엮었습니다.
이외에도 사학자들이 저술한 삼십여 권의 저서를 참고로 하였는데,
그 목록은 제가 가지고 있으니 더 필요하시다면 밝힐 수 있습니다.
모쪼록 소설 <미실>에 대한 관심이
세월의 풍진과 후손들의 부박함으로 지층 깊이 숨어버린 우리 고대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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