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한국 문화의 꽃이었다. 일제시대에 일간지의 문화면은 문학면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당시 문화부 기자들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문인들이었고, 문학은 피폐한 시절 많은 사람들을 위무하는 수단이었다. 식민지에서 벗어난 뒤에도 문인들은 곧 한국의 대표적인 지식인의 위상을 오랫동안 유지해왔고, 그들이 생산해낸 작품들은 폭넓게 읽히면서 한국 현대사의 정신사와 맥락을 같이해 왔다.

이러한 문학의 위상은 20세기 말에 이르러 위협받기 시작하다가 급기야는 ‘문학의 죽음’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운위될 만큼 대중들로부터 소외당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영화를 비롯한 영상매체의 부상, 인터넷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게임을 비롯한 디지털시대의 다양한 오락 수단의 등장 등으로 인해 활자에 의존하고 깊은 사색을 요구하는 문학은 설 자리를 점차 잃어 가는 양상이다. 문학지망생들은 영상매체로 진로를 바꾸고, 작품을 써도 침체된 문학시장에서 보람을 찾기 힘들다는 자탄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모든 예술의 뿌리인 문학의 효용성조차 죽은 것은 아니다. 문학이 살아야 여타 장르도 지속적으로 힘을 지니고 깊이와 생명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세계일보에서 1억원이라는 거액의 고료를 내걸고 문학상을 신설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침체된 문단에 자극을 주고, 문학에 대한 애정을 간직한 채 여타 장르에서 ‘외도’를 하고 있는 문학인재들을 다시 문학의 품으로 끌어들이는 기폭제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국내에 문학상은 300여개가 넘을 정도로 범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또 하나의 동일한 문학상을 추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 때문에 세계일보는 우선 고료를 차별화시켰고, 두 번째는 심사방법의 혁신을 꾀할 예정이다. 문학상의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차별화되지 않는 작품 심사방식을 피하고, 응모자는 물론 많은 문학인과 독자들이 충분히 수긍할 만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거액의 고료에 부응할 만한 ‘팔리는’ 작품을 뽑으려는 상업적인 의도도 전혀 없다. 모든 선택은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절차에 맡길 따름이다. 문학청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오랜 전통의 신춘문예는 그것대로 지속된다. 많은 문학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한국문학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문단에서는 벌써부터 기대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용호기자


위안주는 즐거운 문학 고대


세계일보가 큰 목표를 세워 격려해주는 것은 문단을 봐서 좋은 일이다. 그동안 우리 소설은 너무 엄숙했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재미가 있어야 사람들이 소설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문학성에 오락성을 세련되게 가미한, 즐겁고도 유익한 소설이 나왔으면 한다. 즐거움에 초점 맞추면 문학상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김윤식 문학평론가·명지대 석좌교수


위안주는 즐거운 문학 고대


거액의 고료에 걸맞은 좋은 작품을 발굴해 한국 문학계가 빛을 받기를 바란다. 큰돈을 투자하면 경제 논리가 앞서기 쉽다. 정말 좋은 소설을 발굴해내기보다는 시류에 맞는 소재의 소설을 뽑아서는 안 된다. 센세이셔널하게 문학상을 시작해서 몇 년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없어지는 사례가 있었다. 순수하게 좋은 작품을 뽑아 한국문학의 활성화에 ‘세계문학상’이 기여하기를 바란다.

/박범신 소설가


공정한 심사 가장 중요


기존의 문학상들에 식상하는 문인들이 많다. 무엇보다도 심사의 공정성 문제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의 지명도나 이름에만 기대는 심사가 아니라 작가들이 누구나 인정할 만한 심사방식이 도입돼야 할 것이다. 깊이가 있고, 너무 가볍지 않은 글쓰기가 가능한 새로운 작가들이 발굴됐으면 좋겠다. ‘세계문학상’은 기성 작가들에게도 활력이 되는,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상이 되기를 바란다.

/정길연 소설가


나름의 독특한 색깔 띠길


고무적인 일이다. ‘세계문학상’이 나름의 독특한 색깔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들이 고민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말할 것도 없이 심사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또한,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돼야 할 것이며, 지속적인 상의 운영이 필수적이다. 세계일보의 문학에 대한 순수한 애정을 믿는다. 침체된 문단에 충분히 자극을 줄 만하다.

/윤대녕 소설가


기성 도전한 작품도 수용을


‘세계문학상’이 한국문학 시장을 부흥시키는 데 일조한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다만, 이전의 사례들처럼 높은 고료를 내걸고 시작한 문학상의 경우 단발성에 그치는 일이 있었다. 이왕 좋은 취지로 시작했으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상의 권위를 유지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또한 과감한 작품, 기존의 권위에 도전하는 작품도 수용할 수 있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

/신수정 문학평론가


창작의욕 되살려 줄 것


요즘 작가들의 창작의욕이 많이 위축돼 있다. 글을 써도 보람을 느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젊은 작가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시류가 너무 급속하게 변화되는 상황에서 문인들에게 창작의욕을 되살려주는 외부적인 자극을 기대했는데, ‘세계문학상’ 신설은 그러한 기대에 부응할 만하다. 창작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서영은 소설가


장편 활성화 계기 됐으면


한국문학이 단편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데 비해서 호흡이 긴 작품에는 약하다. 장편소설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데, 어떻게 활성화하느냐가 문제다. 한국문학이 세계문학과 어떤 지점에서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가, 한국인의 삶이 세계인의 삶과 어떻게 교류할 수 있는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천착해 나가면서 새로운 장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정과리 문학평론가


이벤트성 문학상 지양


반가운 일이다. 질 좋은 작품이 생산돼 지속적인 힘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요즘 문학상을 이벤트처럼 만드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 ‘세계문학상’은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운 차별화된 문학상이 될 것 같다. 침체된 문학계에 활력을 주고 문학인구를 충원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문단에 몸 담고 있는 입장에서 대단히 환영한다.

/박철화 문학평론가


심사제도-기간 숙고해야


한국문학에서 취약한 부분이 장편소설이라는 점에서 공모 대상을 장편으로 삼은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상을 운영하다 보면 훌륭한 작품이 배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선자를 뽑게 될 수도 있다. 심사 제도와 선정 기간을 숙고하고, 어떤 경향이나 주류에 한정되지 않는 새로운 작품을 발굴해낼 수 있는 기제를 갖춰야만 한국소설의 방향을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방민호 문학평론가


'新에너지'지닌 작품 선정


좋은 일이다. 고액을 내건 문학상은 화끈하게 유망한 작가를 발굴해내는 저력이 있다는 점에서 세계일보의 문학상에도 기대를 건다. 여타 문학상들보다 고료가 서너 배 많은데, 문학인들의 관심도 높을 것 같다. 성과도 배가되면 좋겠다. 장편 문학상은 어디에 포인트를 맞추느냐가 중요하다. 누구나 인정할 만한 새로운 에너지를 지닌 작품이 뽑히면 좋겠다.

/김종광 소설가·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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